정대명이 제13회 실크로드 국제영화제 지정 공급업체로 제작한 대칠 예술 브로치 ‘광영사로’는 뒤돌아보는 봉황이 날개를 펼친 조형에 나전 상감과 은분 대칠을 결합하여, 천 년의 중국 칠예와 세계 영화가 정교한 대화를 나눕니다.

브로치 하나에 얼마나 많은 기술을 담을 수 있을까요. 제13회 실크로드 국제영화제의 지정 공급업체로서 정대명은 ‘광영사로’ 대칠 예술 브로치라는, 매우 동양적인 답을 내놓았습니다. 천 년의 대칠을 뼈대로, 나전을 빛으로, 수십 단계의 수작업을 주석으로 삼아야 비로소 귀빈의 가슴에 머물며 문명의 대화를 담는 작고 정교한 그릇이 됩니다.

디자인의 원류: 봉황의 회고, 실크로드의 연장

디자인 주제는 ‘실크로드의 봉황 그림자 · 장안의 빛’입니다. 뒤돌아보는 봉황이 날개를 펼친 자세를 핵심으로 삼았습니다. 돌아본 머리는 문명의 회고와 계승을, 들어 올린 꼬리는 실크로드의 연장과 개방·포용을, 깃털의 선은 동서 문명을 잇던 길을, 그리고 전체가 원을 이루는 것은 만남과 교류·융합을 상징합니다. 동시에 깃털에 흐르는 빛은 필름의 명암 변화와 호응하며, 이 브로치를 실크로드 문화와 영화 예술의 이중 은유로 만듭니다.

기술의 난관: 천연 대칠의 ‘느림’과 유일무이함

브로치는 천연 대칠을 바탕으로 황동을 태골로 삼아 두께 약 0.8cm, 크기 약 5.5cm × 4.5cm로 제작됩니다. 이 좁은 면적 안에 여러 차례의 칠칠, 나전 상감, 은분 도포, 수작업 연마와 추광을 모두 담아야 하므로, 모든 공정이 장인의 손끝과 시간에 대한 인내를 시험합니다.

대칠 공예의 특별함은 ‘느림’에 있습니다. 칠의 층마다 음방에서의 건조가 필요하고, 건조 직후에는 색이 가라앉았다가 수개월에 걸쳐 스스로 ‘되살아납니다’. 쓸수록 밝아지고, 시간이 갈수록 맑아집니다. 그래서 브로치 하나가 디자인에서 완성까지 계절을 넘기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그리고 천연 재료가 지닌 우연성 때문에 칠면의 광택과 나전의 굴절은 결코 똑같이 재현되지 않으며, 한 점마다 고유한 생명이 깃듭니다.

두 가지 안: 은하수 실크로드와 흐르는 봉황 깃털

디자인 도안에는 두 가지 공예안이 담겨 있습니다. ‘은하수 실크로드’는 은분 대칠로 실크로드의 대지와 고도의 별먼지를 표현하고, 둥근 나전을 점점이 흩뿌려 별과 도시, 필름의 빛점을 상징합니다. 장안에서 출발해 빛이 되어 모이고, 세계를 비춘다는 이미지입니다. ‘흐르는 봉황 깃털’은 깃털의 방향을 따라 나전 실을 가득 붙여 흐르는 듯한 명암을 만들어 냅니다. 나전 실 한 올 한 올이 빛의 줄기가 되어 영화의 빛과 실크로드의 길을 상징하며, 봉황의 깃털로 모여 미래를 향해 날아갑니다.

착용의 아름다움: 카메라 앞의 흐르는 빛

종이 위의 도안은 구상일 뿐, 가슴에 착용되어야 비로소 답이 됩니다. 영화제 기간 중 해외 홍보대사 원쥔후이, 심사위원장 바오더시, 금사로상 남우주연 이반 사보프가 이 브로치를 착용하고 공식 포스터에 등장했습니다. 대칠의 깊은 바탕색이 나전의 흐르는 빛을 받쳐 주어, 도안과는 전혀 다른 질감을 카메라 앞에서 만들어 냅니다. 눈부시지 않은데 자꾸 다시 보게 되고, 조용한데 동양 재료의 격조를 세부에 새겨 놓습니다.

무대 뒤: 공방에서 선물 가방까지

카메라 앞에서는 몇 제곱센티미터의 브로치지만, 공방에서는 하나의 생산 라인입니다. 영화제 개막 전 정대명 팀은 마지막 품질 검사, 포장, 납품을 마쳤습니다. 목제 선물 상자, 비단 안감, 영화제 엠블럼을 새긴 선물 가방. 모든 세부가 귀빈의 가슴이라는 자리에 어울려야 했습니다.

이렇게 귀빈의 가슴에 닿은 완성품은 동양의 재료 언어와 국제적 심미 맥락의 융합 그 자체입니다. 그것은 브로치인 동시에 몸에 지닐 수 있는 작은 칠화이며, 실크로드에 대한 경의이자 중국 칠예가 세계로 걸어 나가는 또 하나의 주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