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명은 전통 표칠 기법으로 제13회 실크로드 국제영화제의 작업복을 특별 제작했습니다. 밑단 문양은 한 벌마다 달라, 스태프 한 사람 한 사람이 현장에서 ‘움직이는 동양의 명함’이 됩니다.
제13회 실크로드 국제영화제 현장에서 스태프가 입은 검은 작업복은 멀리서 보면 단순해 보입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서면 누구나 시선을 빼앗기는 세부를 발견합니다. 밑단에 은하수처럼 흐르는 선명한 문양. 그것은 중국 천 년의 대칠 기법 ‘표칠’의, 현대 의복에서의 완전히 새로운 표현입니다.
표칠: 액면 위에서 칠로 ‘그리기’
표칠은 대칠 공예 가운데서도 특히 시적인 기법입니다. 장인은 대칠을 수면이나 특수한 액면에 떨어뜨리고, 칠과 액체의 장력·유동성·색채의 층을 이용해 젓고, 숨을 불어 넣고, 점을 찍듯 자연스러운 문양을 만든 뒤 물건이나 천을 담가 전사합니다. 액면의 문양은 순식간에 변하기 때문에 같은 전사는 두 번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표칠 작품은 본질적으로 ‘유일성’을 지닙니다.
이 전통 기법을 작업복에 적용하기 위해 정대명은 먼저 대칠과 원단의 결합, 색상 고착, 일상 착용에 견디는 견뢰도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자체 칠재료 연구팀과 무형문화유산 공방을 통해 생칠 정제, 표칠액 배합, 전사 시간, 후처리 고착까지 반복적으로 검증하여, 대칠 특유의 깊은 광택과 일상복으로서의 실용성을 함께 구현했습니다.
한 벌마다 단 하나, 한 사람마다 하나의 브랜드
산업 인쇄의 균일한 무늬와 달리, 이 표칠 작업복은 한 벌마다 밑단 문양이 다릅니다. 은하수가 쏟아지는 듯한 것, 실크로드가 구불구불 이어지는 듯한 것, 필름의 빛 띠 같은 것. 그것들이 모여 현장에 움직이는 풍경을 만들었습니다. 작업복을 입는 것은 단순한 신분 표시가 아니라, 동양 미학을 전하는 사람이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검은 원단은 영화 스크린의 고요함과 엄숙함을, 금색 로고는 정대명과 영화제의 공식 비주얼을, 그리고 밑단의 표칠 문양은 이 옷의 ‘하이라이트’를 맡습니다. 무형문화유산은 박물관의 전시품이 아니라, 몸에 입고 인파 속으로 들어가 국제 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현대의 언어가 되었습니다.
작업복에서 보이는 무형문화유산 산업화의 가능성
작업복 한 벌도 무형문화유산을 살아 있게 하는 그릇이 될 수 있습니다. 정대명은 이번 영화제 특별 제작을 통해 전통 대칠 기법의 의류 분야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격조 높은 국제 행사에 제공할 수도 있고, 일상복이나 문화창작 선물, 기업 특별 제작 등 더 넓은 시장으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는 정대명이 내세우는 ‘전통 산업의 현대화 실천’의 또 하나의 구체화입니다.